자유로운 삶과 공간을 꿈꾸며

사랑 Review 2

노숙인과의 인터뷰(였나?)

추위와 연말이 시나브로 찾아온 느낌이다. 피곤함에 절은 몸이 자연스레 움츠러드는 모양새가 영락없는 11월을 느끼게 한다. 오늘 만난 노숙인도 나와 같은 모습이다. 주변을 살피고, 두리번거리는 게 분명 노숙인이다. 바람만 겨우 피할 수 있는 강변 CGV 영화관 벤치에 누가 보든 상관없이 눕는 모습이 익숙해 보인다. 바닥이 차가울까 걱정하지만, 추위를 피해 몸만 누일 수 있다면 그런 게 무슨 상관이겠는가. 그런데 자세히 보니 덩치 큰 하인을 두었다. 마님이라 부르는 남성이 극구 만류해도 자리를 깔고 눕는 강단엔 소용이 없다. 노숙인이 하인을 부리다니. 분명 무엇인가 있는 사람이다. 그것도 다른 이의 눈 따위 의식하지 않는 여성. 가까이 가보니 술 냄새도 나지 않는다. 멀쩡한 정신에 자연스럽게 영화관에서 누울..

사랑 Review 2013.11.09

그녀, 봄을 닮았다

우린 겨울 끝자락에 만났다. 마지막 추위를 함께 보내고, 서로에게 찾아온 봄을 함께 거닌다. 그녀는 봄을 닮았다. 얼마 전 그녀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며, 늘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녀는 사랑에 다시 상처받을까 두려워하며, 반걸음 뒤에 서 있었다. 조용히 미안하다 말하는 그녀 앞에서 다짐했다. 반걸음 앞에서 내가 더 사랑해야겠다. 늘.

사랑 Review 2012.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