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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Review

함께하는 기쁨 속에 계신 하나님을 만나다

창조의흔적 2013. 11. 9. 00:11

(주님의교회 소식지 '함즐함울'에 어머니께서 기고하신 글을 대필했습니다. 오랜만의 수필 형식 글이라 남겨둡니다.)


가을은 추억을 쌓는 계절이다. 창조주의 수채화가 단풍으로 곳곳에 물들고, 조금씩 추워지는 날을 함께할 사람의 온기가 세상을 아름답게 물들인다. 가을과 가장 잘 어울리는 여성들이 모인 한국무용부도 하나님의 자수에 수놓을 아름다운 추억이 쌓였다. 이번 추억은 예상하지 못한 가을 소풍날, 만끽할 수 있었다.

한국무용부는 서울 종로구 부암동 인왕산 둘레길로 지난 10월 28일 가을 소풍을 다녀왔다. 둘레길 산책 중 만난 멋진 경치와 무대, 무대 뒤를 두른 소나무의 자태에 춤이 나오지 않는다면, 한국무용을 배운 사람이 아닐 것이다. 시작은 나무 벤치를 장구 삼은 김영아 권사님의 반주로 시작됐다.

처음엔 서로 바라보며 어색하게 살짝 웃었지만, 이내 어깨와 팔은 장구 가락을 따라 부드러운 선을 만들었고, 앞뒤로 오가는 발은 산책 나온 사람들을 관객으로 변하게 하는 군무가 되었다. 10여 분의 짧은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의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관객과 우리, 모두가 가을의 추억을 쌓은 짧았던 이 순간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느껴졌다. 가을을 즐기러 나와서도 하나님의 솜씨와 손길을 몸으로 찬양할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했던 까닭이다.

공연을 마치고, 윤동주 시인 묘비 공원을 지나 목적지인 백사실 계곡으로 가는 동안, 함께하지 못한 부원의 빈자리를 아쉬워했다. 나이가 들수록 누군가와 함께하는 즐거움보다 큰 행복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함께 춤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관객과 함께 즐거워하고, 사랑하는 교우들과 함께 걸을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하다. 하나님은 사랑의 나눔이 있는 곳에 계신다. 하나님의 임재는 우리 걷는 걸음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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