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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Review

나름의 시선

창조의흔적 2012. 4. 4. 17:07

사진첩에서 발견한 옛 사진 한 장. 작년 가을 포이동 재건마을에서 본 타워팰리스. 허접한 구도를 보니, 나름 자본주의의 허상을 찍고 싶었나 보다. 2011년 여름 대형 화재로 마을 80%가 전소했고, 얼마 동안 지역 교회와 기독교계 반응을 위주로 재건마을 주민들의 삶을 취재했다. 마을 방향성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주민들의 선택이었다. 폭력적 자본주의에 대항한 선택이 공동체라니.

재건마을은 타워팰리스에서 내려다보이는 판자촌으로 유명하다. 넝마주이 등으로 어렵게 생계를 유지했던 주민들은 박정희 정부에 의해 이곳으로 강제 이주했다. 정부는 이주만 시켰을 뿐, 주민등록도 허용하지 않았다. 덕분에 오랜 시간을 건강보험 등 사회보장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살아야 했다. 강남구청은 지역 발전을 내세워 이들을 계속해서 몰아내려 했다.

주민들은 살아남기 위해 마을 공동체가 되는 길을 선택했다. 어려움을 이기려 서로서로 도왔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한부모 가정이 많았다. 이런 아이들을 동네 주민들이 함께 돌봤다. 독거노인도 서로 돌보며 살았다. 뜻있는 대학생들이 청소년들을 위해 공부방을 만들어 도왔다.

지금도 그저 주민에게 죄송한 마음뿐이다. 실력이 부족하고, 바쁘다는 핑계로 이들의 치열한 투쟁을 끝까지 보지 못했으니까. 물론 개인적으로 감사한 것도 있다. 이곳을 취재한 후, 르포 기사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으니까.

당시 뉴스앤조이>에 쓴 기사 링크.
http://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35126